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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_의원총회 이은주의원 모두발언

정의당 국회의원 이은주 2020. 12. 1. 16:43

자치경찰제 도입과 국가경찰위원회 및 시도자치경찰위원회 설치, 정보경찰 개혁 등을 골자로 한 이른바 ‘경찰개혁법안’이 현재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 2소위에 상정돼 있습니다. 이번 경찰법 전부개정안의 내용과 논의 과정에 대해 매우 우려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우선 국가경찰위원회에 대한 부분입니다. 검경수사권 조정에 따라 수사종결권과 함께 국내정보수집 권한까지 갖게 된 경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가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7년 경찰개혁위원회도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제도적으로 확립하라는 취지에서 합의제 중앙행정기관으로 국가경찰위원회를 새로 설치할 것을 권고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개정안에는 이런 권고안은 물론, 그 취지를 반영할 어떠한 내용도 담겨 있지 않았습니다. 

경찰위원회 앞에 ‘국가’만 붙였을 뿐, 위원구성부터 운영, 권한에 이르기까지 현행과 달라진 게 없습니다. 경찰의 민주적 통제에 필수적인 정치적 중립성, 독립성, 민주성을 담보하기 위해 국가경찰위원회를 최소한 경찰개혁위 권고 수준의 독립적 합의제 행정기관으로 격상하고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해야 합니다. 
 
정보경찰 개혁에 대한 부분도 우려스럽긴 마찬가지입니다. 경찰법 전부개정안은 현행 ‘치안정보의 수집?작성 및 배포' 조항을 경찰개혁위가 권고한 ‘공공안녕에 대한 위험의 예방과 대응 관련 정보의 수집, 작성 및 배포’로 수정하긴 했지만, 여전히 많은 전문가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은 ‘공공안녕’에 대한 개념도 모호하고 포괄적이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우려에 대안을 마련해 반영하는 게 책임있는 정부여당의 태도 아닙니까?

국정원 업무에서 삭제한 국내정보 업무를 경찰이 넘겨받기로 한 상황에서, 정보경찰의 권한은 한층 강화될 것이며, 정보활동 또한 강화될 게 불 보듯 뻔한 상황입니다. 민주적 통제를 무력화하는 허울만 하는 경찰위원회, 정권 안보의 첨병 정보경찰의 확대 등, 역사상 가장 강력한 경찰 권력의 출현은 80년대 치안본부의 어두움을 떠올리게 합니다. 

정부에선 내년 1월1일 자치경찰제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경찰법 전부개정안은 현재 소위에서 심도 있는 논의가 단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만 참여한 ‘소소위’를 구성해 속기록도 남지 않은 의견 조율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시행시기를 못 박아 놓고 일단 법부터 통과시키자는 입법편의주의로 민주주의를 위협할 수 있는 국가권력기구의 확대 강화 문제를 다뤄서는 안됩니다. 상임위에서 충분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더불어민주당의 숙고와 자세 전환을 강력하게 촉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