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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총회 모두발언] 윤석열 정부 출범에 부쳐

정의당 국회의원 이은주 2022. 5. 10. 10:37

 

윤석열 정부 출범에 부쳐. 

잠시 후면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고 새로운 정부가 출범합니다. 앞으로 임기 5년 동안 행정부를 이끌게 되는 윤석열 대통령이 우리 사회의 극단적 불평등과 분열을 개선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어가는 다수 시민들의 삶을 실체적으로 바꿔나가는 성과를 만들어가길 바랍니다.

출범 첫날이라고 무작정 덕담만 하기엔 직면한 새 정부의 현실이 너무나 위태롭습니다. 
13년만에 최대인 물가상승, 고금리, 고환율의 엄중한 경제상황속에 시민들의 삶은 그 어느때 보다 어려운 현실입니다. 
그러나, 행정부의 조각도 마무리되지 못했습니다. 각종 의혹과 자질 시비 속에서 총리를 비롯한 여러명의 장관 후보자가 낙마 위기에 있습니다. 물론 윤석열 대통령 입장에서는 야당이 문제라고 강변하고 싶을 것입니다. 여소야대의 의회 상황이 몹시 못마땅할 것입니다. 그러나 여소야대의 상황은 비난하고 화를 낸다고 해서 해소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애초 윤석열 행정부의 조건이자 현실이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새정부의 출범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시민들이 기대보다는 불안을 먼저 느끼게 되는 것은 여소야대 때문이 아니라, 향후 새로운 정부의 운영방향과 기조의 참신함이 전혀 보이지 않다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은 정견을 달리하는 시민들과 수많은 이해 당사자들, 여야 정당과 비선출직 공직자들 사이의 이견을 조정해 우리 공동체가 보다 통합되도록 추동하는 역할을 해야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총리 및 장관 등 각료 후보자 지명과정에서 공존과 타협, 조정하는 정치의 면모는 아직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야당과 여소야대를 탓하며 작동하지 않는 정치를 방치하는 것에 대해 시민들이 얼마나 언제까지 더 인내할 수 있을지, 또 시민들이 감내해야 할 사회경제적 어려움은 얼마나 깊어질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스스로를 국가 개조자처럼 여기며 나라를 바꾸겠다는 거창한 구호와 선언만 있었을 뿐 시민의 삶을 실체적으로 변화시키는데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했습니다. 
이런 정부의 대안으로 선택되었다면, 최소한 과거 정부와는 다른 정부운영의 비전만큼은 시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제시해 주어야 합니다. 

돌이켜 보면 대선과정에서 모든 것에 대립과 차이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중요한 문제 가운데 각 후보들이 공감대를 이룬 정책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사회통합이나 연금제도 개선, 산업안전, 다원적 가치를 포괄할 수 있는 정치, 사회 등 문제해결의 방향에서 대체적인 공감대가 형성된 정책들부터 야당과 머리를 맞대고, 함께 논의하기 시작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취임식 직후에 라도 대통령, 여-야 대표회담을 통해 공감대가 형성된 중요 의제를 정리하고 협력할 부분은 협력할 수 있다는 정치적 신뢰를 시민들에게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새 정부의 문제는 길이 없는 것이 아니라,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더디가더라도 합의된 변화를 통해 이제와는 다른 정치를 추구하는 정치의 힘을 보여주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