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통업체인 HAAH오토모티브와의 매각협상이 난황을 겪으며, 쌍용자동차의 미래가 시계 제로인 상황입니다. 지난 해부터 쌍용차가 협력업체들에게 지급하지 못한 대금은 5,000억원에 이른다고 알려졌으며, 노동자들은 1월과 2월 급여 50%를 반납한 상황입니다. 쌍용차 노동자들은 2009년 쟁의 후 가족과 동료 서른 명이 희생되는 비극을 겪고 지난 해 복직됐습니다. 하지만 현장에 돌아오자마자 또 다시 정리해고 위기라는 날벼락을 맞게 됐습니다.
정부와 채권단은 쌍용차를 포기해서는 안되며 회생을 위한 자금 투입을 적극 검토해야 합니다. 쌍용자동차 청산은 대량 실업과 협력업체 줄도산이라는 엄청난 고통을 초래해, 서른 명의 희생에 이은 또 다른 비극을 불러오게 될 것입니다. 쌍용자동차 회생을 위한 고통 분담은 정의로워야 합니다.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이 경영자금 지원 조건으로 흑자 전환 전 파업 금지, 단체협약 유효기간 3년 연장을 내건 것은 매우 부적절합니다. 쌍용차의 위기는 기업회생과 경쟁력 확보에는 무관심하고 먹튀 자본 행태를 보인 마힌드라의 경영실패 때문이지, 지난 10년간 숨 죽은 듯 살아 온 노동자들 때문이 아닙니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따로 있습니다. 2009년 쟁의 당시 대테러장비를 동원한 경찰의 강제진압에 대해 경찰청 인권침해 진상조사위원회와 국가 인권위원회가 모두 위법하고 부당하다고 판단했지만, 아직도 정부는 쟁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국가손해배상소송을 취하하지 않고 있습니다. 소송액은 어제 기준으로 26억 1천6백만원이며, 지연이자만 매일 61만원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정부는 국가폭력에 대해 사과하고 부당한 멍에부터 풀어야 합니다. 쟁의하면 회생 자금 지원은 없다는 겁박부터 해서는 안됩니다.
저는 지난 해 9월 여야 의원 117명의 공동발의로 쌍용차 국가손배소 취하 촉구 결의안을 제출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쌍용자동차의 고통 분담을 위해 우리 정치가 노동자에게 손을 내밀 때입니다. 이제는 쌍용차 노동자들이 평택 공장 상공 헬기 소리의 공포에서부터 벗어나, 쌍용차 회생에 함께 나설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이번 2월 임시국회에서 이 결의안을 처리해 주실 것을 여야에 재차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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