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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총회 모두발언] 카카오 먹통 사태, ‘게으른 카카오’와 ‘불통 국회’가 만든 ‘먹통 사태’

정의당 국회의원 이은주 2022. 10. 19. 17:06

"카카오 먹통 사태, ‘게으른 카카오’와 ‘불통 국회’가 만든 ‘먹통 사태’"

 

지난 주말 발생한 이른바 ‘카카오 먹통’ 사태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카카오톡과 카카오뱅크 등 주요 서비스가 정상화되고 있지만, 먹통이 된 사흘 동안 일어난 소상공인, 택시 기사, 쇼핑몰, 뱅킹 이용자 등의 피해는 아직 복구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편에서는 피해자 집단소송도 추진되는 등 먹통 사태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촉발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를 부른 물리적인 원인은 SK C&C 화재일지 몰라도 책임의 본질은 문어발 확장에만 급급하고 데이터센터 이중화 등 필수 투자는 게을리한 경영진에 있습니다. 이미 10년 전 한 차례 먹통 사태를 경험하고도 자체 데이터센터 하나 없다는 사실은 재발 방지 의지도 없었음을 방증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 10년 사이 메신저뿐 아니라 쇼핑과 금융, 포털 등 일상 전반을 휘젓는 IT 공룡기업으로 성장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 사회적 책임을 매우 엄중하게 물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번 사태의 책임을 오롯이 카카오에만 물을 수는 없습니다. 카카오에 지금의 IT 공룡기업의 지위를 부여한 것은 다름 아닌 국회이며 규제의 책임을 방기한 것도 국회입니다. 데이터센터의 재난관리를 강화하는 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안이 20대 국회 당시 발의되었음에도 국민의힘과 민주당 양당의 반대로 법사위 문턱도 넘지 못하고 폐기되었습니다. 즉 이번 먹통 사태는 ‘게으른 카카오’와 ‘불통 국회’가 만든 ‘먹통 사태’인 것입니다.


비록 소는 잃었어도 외양간은 제대로 고쳐야 합니다. 우선 지난 국회에서 폐기된 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안 재발의와 함께 현재 계류 중인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을 조속히 처리해야 할 것입니다. 일정 규모를 가진 IT 서비스의 서버 다중화와 백업에 대한 기준을 강화하고 데이터센터 설치 또한 의무화해야 합니다. 특히 양당은 카카오에 비판만 쏟아낼 것이 아니라 규제 입법에 제대로 나서지 않은 것에 대해 시민들에게 사과하고 책임있는 조치를 다해야 할 것입니다. 


정의당은 카카오의 전향적인 피해보상을 촉구합니다. 이번 사태에 대한 피해보상은 카카오가 져야 할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입니다. 법적 의무인 유료서비스만 보상하고 어물쩍 넘어가려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카카오 중개 없이는 택시 영업도 어렵게 만든 것이 카카오입니다. 카카오는 혼자 솟은 공룡이 아니라 시민들의 이용과 소비로 성장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확실한 재발방지 대책과 적극적 피해보상으로 그 책임을 다하기 바랍니다.

 

의원총회에 앞서 정의당 의원단은 SPC 계열 제빵공장 20대 노동자 사망사고 희생자를 기리는 묵념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