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정의당 이은주 의원입니다. 이번 주 월요일 8일 오전 8시 39분 광주광역시 광산구의 한 공장에서 노동자가 기계에 끼어 사망했습니다. 다음날인 9일 오전 10시 40분경 울산의 한 건설현장에서 화물엘리베이터를 설치하던 노동자 한 명이 떨어져 사망했습니다.
2분 뒤인 오전 10시 42분 인천 남동구 고잔동의 파이프 공장에서 지붕 수리 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파이프 위로 추락해 사망했습니다. 오후 5시 40분 경남 합천군 소재 농업회사에서는 마찬가지로 지붕 수리 중인 작업자가 떨어져 사망했습니다.
이 토론회를 준비하던 이번 주에만 노동자 4명이 산업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것입니다. 물론 이 신고 말고도 당연히 또 다른 희생이 있을 것입니다. 어쩌면 이 시간에도 누군가는 죽음과 싸우고 있을지 모릅니다.
이번 주 같은 기간, 질병관리청은 7일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11명, 8일 3명, 9일 3명이 늘었다고 정례 브리핑했습니다. 코로나 1,648명의 시민이 세상을 떠난 지난 1년간, 정부는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이 질병과 싸웠습니다. 질병관리청은 감염자와 희생자가 얼마나 늘었는지 매일 아침 보고하면서 하루의 업무를 시작해야 했습니다.
산업재해로 희생된 시민들의 숫자는 연간 2천명으로 코로나 그 이상입니다. 사람이 죽었다는 사실은 다르지 않습니다. 누군가의 부모이자, 아들·딸인 그들을 잃은 슬픔도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죽음에 싸우는 방식은 코로나와는 매우 다릅니다. 산재 사망은 일일 집계조차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이번 주 중대재해는 산업안전관리공단, 소방청, 행정안전부 재난관리실 누리집에서 각각 별도로 확인한 것입니다. 산재 예방 조치는 코로나 방역에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미비합니다. OECD 최악의 산재는 최악의 산업안전보건행정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할 말이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산업안전보건청 설치는 단순히 흩어져 있는 행정 기능을 산안청에 모으는 게 다가 아닙니다. 행정자원을 강력히 동원하고 행정시스템을 철저히 혁신하겠다는 다짐 속에서 만들어져야 합니다. 질병관리청이 매일 코로나 일일현황을 보고하듯, 산안청은 매일 아침 국민들에게 산재 현황을 보고하겠다는 각오로 업무를 시작하는 게 당연합니다.
이런 취지를 담아 저와 정의당은 산안청 신설을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제출했습니다. 산업안전보건행정의 전문화, 특수화, 효율화를 위해, 산업안전과 노동자 보건 기준 수립, 산업재해 조사·감독·지도, 산재 예방을 위한 행정·통계작성·기술 연구 및 지원, 재해 보상·재활 등 산재보험업무를 총괄하는 산업안전보건청을 설립하는 법입니다.
저의 법안은 재해 예방은 물론 보상을 산안청의 업무에 포괄해, 산업 안전보건 행정의 효율성과 통합성을 높이려 했습니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산재 예방과 보상 행정을 통합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입니다.
오늘 토론회에서 참석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법안의 부족한 점은 물론 제대로 된 산안청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대해 좋은 논의가 있기를 바랍니다. 그간 산업재해예방과 재해보상 및 재활업무에서 산업안전공단과 근로복지공단의 노동자들이 보여주신 헌신에 감사드리며, 여러분의 헌신과 전문성이 계속 발휘될 수 있는 산안청이 만들어 질 수 있도록 소통하고 노력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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