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국정감사_경찰청] 장애인은 넘기 어려운 지구대·파출소 문턱

경찰의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들이 직접 지구대‧파출소에 찾아오더라도 문턱에서부터 막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지구대‧파출소는 장애인등편의법에 편의시설을 갖춰야 하는 1종 근린생활시설입니다.

의원실과 장애인차별금치추진연대가 지난 8월 전국 지구대 파출소 1176곳과 치안센터 439곳을 모니터링했더니,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의무를 위반한 곳이 너무 많았습니다. 
  
지구대파출소 1176곳 중 절반가량은 장애인 주차구역이 없었고, 166곳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유도 블록이 없었습니다. 있더라도 상태가 불량했습니다. 점자블록 위에 경찰차를 주차해 놓은 곳도 있었습니다. 

384곳의 장애인 화장실도 사용 할 수 없었습니다. 휠체어가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좁거나 높은 턱이 있어 비장애인들만 사용할 수 있게 돼어 있습니다. 세탁기를 놓거나 청소용품을 쌓아놓는 창고로도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지구대 파출소안도 불편합니다. 휠체어에 탄 장애인의 눈높이에 맞는 접수대는 42.4%에 그쳤습니다. 나머지는 접수대 자체가 없거나 접수대가 있어도 다른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니라 점자로 된 안내책자, 확대경, 수어통역 제공 같은 편의제공도 부족했습니다.

경찰관서가 오래돼 낡거나 도로에 인접해 있는 경우 장애인편의시설을 제대로 갖추기 어려운 현실을 모르는 바 아닙니다. 하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충분히 개선할 수 있는데도 방치한 사례도 많습니다. 모니터링 결과를 바탕으로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하루 빨리 개선해야 합니다. 내년 예산에 장애인 편의시설 개선을 위한 리모델링이나 대상 이전 등 예산 편성이 돼 있습니까?  

또 한 가지 반드시 짚고 넘어갈 게 있습니다. 지방청, 지역관서에서 매년 장애인식교육을 하는데 아직까지 일부 경찰관들이 굉장히 고압적인 태도로 장애인들을 대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모니터링은 장애인 당사자들이 직접한 건데, 대다수 많은 경찰분들이 친절히 협조를 했지만, 일부에서 그렇지 못한 사례가 나왔습니다. 특히 서울지역 파출소에서 굉장히 불쾌한 일을 많이 겪었다고 합니다. 장애인식개선에 대한 교육을 보다 철저히 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