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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 입법 무산, 정의당-노동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정의당 국회의원 이은주 2023. 12. 8. 16:37

 

 

■ 이은주 의원 기자회견 발언 전문

 

노란봉투법을 대표발의했던 정의당 이은주 의원입니다.

 

대통령 거부권 행사 이후 사실 참담한 하루 하루였습니다.

어제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지명한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원청 사용자성 인정 등을 취지로 한 노란봉투법의 사용자 개념에 위헌성이 없다’, ‘노동3권 행사의 일환으로 행해진 것이 업무방해가 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저와 정의당 의원들은 마지막 잎새를 그리는 심정으로 오늘 본회의장 앞에서 노란봉투법 재의결 찬성에 동참해달라는 피켓을 들고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표결 결과, 끝내 부결됐습니다. 참담합니다. 노란봉투법을 간절하게 열망했던 모든 노동자와 시민 여러분들께 너무나도 죄송한 마음입니다.

 

노란봉투법은 두산중공업 배달호, 한진중공업 김주익, 최강서, 쌍용자동차 서른셋 노동자들, 그리고 굴뚝에서, 망루에서, 철탑에서, 손배가압류로 고통받고 희생됐던 이름을 다 기억할 수 없는 수많은 하청, 파견, 용역, 간접고용 노동자들 앞에 국회가 20년 만에 쓴 최소한의 반성문이었습니다.

오늘, 윤석열 대통령은 그 수많은 희생들 앞에 참회록을 써도 모자랄 판에 20년 동안 노동약자들과 시민들의 열망을 담아 우리 사회가 꾹꾹 눌러 쓴 반성문을 찢어버렸습니다. 참으로 비정하고 무책임한 대통령입니다. ‘규탄한다는 말 자체도 아깝습니다.

 

비록 오늘 노란봉투법이 대통령 거부권과 국민의힘의 반대로 잠시 멈췄지만, 결코 끝나지 않았습니다. 결코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20년 만에 입법부 국회를 통과하고, 대한민국 사법체계인 헌법재판소와 대법원도 노란봉투법이야말로 <진짜사장교섭법>, <묻지마 손배가압류방지법>, <산업평화촉진법>이라는 그 정당성과 필요성을 인정했습니다. 지금의 낡은 노조법이 사문화된 법이라는 사실을 증명해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한 걸음 또 전진했습니다.

노란봉투법이 잠시 멈춘 오늘 이 자리에서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노란봉투법은 저와 정의당의 전부를 갈아넣었던 노동약자들과의 약속이었습니다. 저와 정의당은 지금 이 순간에도 손배가압류에 고통받고 있는 수많은 무권리 노동약자들의 온전한 노동3권을 실현하겠다는 정치의 약속을 끈질기게 이어 나갈 것입니다.

 

다시, 노란봉투법!

끝까지, 노란봉투법!

저와 정의당의 변함없는 다짐과 약속입니다.

 

마지막으로, 노란봉투법을 대표발의했던 의원으로서 그동안 노란봉투법 제정에 앞장서서 함께 해주셨던 손잡고, 노조법2·3조개정운동본부를 비롯한 노동시민사회단체 여러분들과 함께 공감하고 연대의 마음을 모아주셨던 전국 각지의 수많은 노동자, 시민들 한 분 한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23128

정의당 국회의원 이은주

 

 

 

 

[노란봉투법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과 국회 재표결 부결에 대한 노란봉투캠페인 제안 시민 배춘환 님의 발언문]

정말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민주주의 대한민국에서 국민으로 산다는 것이 이렇 게 무력하고 무가치하게 '느껴진다면 민주주의의 '민‘은 도대체 누구를 말하는 것입니까 ?
저는 윤석열 대통령께서 거부권을 행사하시면 이 분들의 이름을 부르기로 약속했습니다 .

태안 화력발전소 김용균님
제주도에서 실습하다가 사망한 이민호군
구의역 김군
spc끼 임사고 사망 노동자 분들
택배 과로 사망 노동자 분들

대통령님과 오늘 노란봉투법에 대한 반대표를 던지신 의원님들은 대답하셔야 합니다. 
이 분들이 왜 목숨을 잃을 만큼 위험한 노동환경에서 일을 하면서도 그것을 바꿔달라고 말하지 못하셨는가.
그렇다면 기업들은 계속해서 노동자들을 갈아 넣어서 이윤을 추구하겠다는 것인가.
이 두 가지 질문에 대해 대답하셔야 합니다.

노란봉투법은 이 대한민국에서 노동자의 자리는 어디에 있는가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법이었습니다.
한국전쟁 후 초토화된 나라에서 한강의 기적을 일구어낸 실제 주역들이 누구입니까?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이자율 올리면 올리는대로 세금 올리면 올리는대로 꼬박꼬박 내면서 아무리 열 악한 환경에서도 맡겨진 일을 성실하게 해낸 분들은 누구입니까? 
도대체 언제가 되어야 노동자들이 대한민국에 기여한 만큼 정당한 처우를 받을 수 있습니까? 

이런 세상에서 어떤 부모가 자신의 자녀가 노동자가 되기를 바라겠습니까? 부모들이 자녀들을 의대에 보내려고 혈안이 되는 이유가 뭐겠습니까? 의사만으로 이 나라가 굴러갑니까? 의사들 업무보는 의자는 누가 만듭 니까? 의사들 입는 가운, 환자 침대, 환자복, 의료 기기, 의약품 다 누가 만듭니까? 병원은 누가 짓습니까? 
하나부터 열까지 노동 없이 가능한 것이 있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나라에서는 노동자 부모를 자랑스러워할 수 없고, 자녀에게 노동자 를 꿈꾸어보라고 격려할 수 없습니까?

대통령님께서 사랑하시는 강아지 사료도 노동자가 만듭니다. 대통령님께서 먹고 자고 눕고 서고 걷고 다니는 모든 것들이 가능한 이유는 노동의 혜택인데 왜 감사하는 마음은커녕 노동자 들을 바퀴벌레 보듯 하십니까? 노동자들을 박멸하려고 하십니까? 노동자 한 명이 기계에 갈려 죽으면 일자리가 창출되서 좋습니까?

저는 10년전 딱 이맘 때, 쌍용자동차 해고자분들에게 47억 원이 손해배상으로 청구되었다는 기사를 읽고 편지를 썼습니다. 
해고자 분들에게 이렇게 큰 금액을 손해배상하라는 나라에서 셋째를 나을 생각을 하니 갑갑해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자 4만7천 원을 보낸다고 썼습니다. 그것은 미담을 위한 편지도 아니고 시혜성 성금도 아니었습니다. 제가 살고자 하는 절규였습니다. 
너무나 이 나라에 희망이 없어 보여서 제 자신에게 아 무리 작은 희망이라도 그 불꽃이 절실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 땅에서 세 아이를 키워야 할 엄마로서 아이들에게 어떻게 희망을 이야기 해줄 수 있을지 도대체 저는 답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희망의 한 조각이라도 찾기를 바란 지 10년. 오늘 이 시간. 그 희망은 사망했습니다.
하지만 국민은 계속됩니다. 국민은 5년제 단임제도 4년직도 아닙니다. 국민은 계속됩니다.
자신이 죽은 재에서 다시 태어나는 불사조처럼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정체성을 버릴 수 없기에, 저는 계속해서 이 나라에서 아이들을 키워야 하기에, 다시 희망의 이야기를 시작하고 끝끝내 이 나라는 국민의 나라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겠습니다. 
그리고 노동자인 부모를 자랑스러워하고, 노동자인 내 자녀를 자랑스러워 할 수 있도록 마땅히 있어야 할 곳에 노동자의 자리가 있도록 끝까지 말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