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활동/비상대책위원장

제31회 비상대책위원회 모두발언

정의당 국회의원 이은주 2022. 10. 24. 12:01

"비대위가 피운 혁신과 재창당의 불씨를 지역과 현장에서 이어갈 것"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 참패에 따른 지도부 총사퇴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오늘을 마지막으로 마칩니다. 


비상대책위원장을 처음 맡으며 정의당의 존재 이유를 묻는 시민들의 물음에 대한 분명한 대답을 약속드렸습니다. 5개월 짧은 기간이었지만 관성적인 진단과 활자로만 남는 혁신이 아닌 가혹한 자기 평가와 쇄신을 위해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정의당 10년평가위원회를 통한 혁신안 마련과 당의 부채를 비롯한 중단기적 과제의 추진은 그 한 축이었습니다. 당의 노선과 조직·재정, 선거 전략을 진단하기 위해 전문가들과 토론하고, 전당적 논의를 진행했습니다. 강력한 혁신을 위한 당대표 중심의 단일지도체제로의 개편, 그리고 노선과 정체성 등에 대한 전면적 혁신을 결의한 재창당은 그러한 지난 토론의 결과물입니다. 


당의 부채 등 당 조직 개선을 위한 노력 또한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부채를 비롯한 급감한 당원 등 조직 상태를 외부에 공개한다는 것은 큰 각오와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장의 부끄러움을 이유로 객관적인 위기를 숨길 수는 없었습니다. 당사 축소 이전과 사무처 인사 정원 개편 등 비상상황 해소를 위한 과제들을 추진하며 소기의 성과를 내었습니다.  


또 한 축으로는 ‘찾아오는 정의당’, ‘찾아가는 정의당’이라는 민생 제일, 오로지 민생 진보정치로 당의 방향성을 분명히 세웠습니다. 발달장애인 가족의 비극적 참사를 끝내기 위한 활동지원 서비스와 다양한 지원체계 등을 약속했습니다. 배달 라이더 노동자들의 안전배달료와 노동권 보장을 위한 TF을 함께 구성해 논의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또 여름에는 쪄죽고 겨울에는 얼어 죽는 쿠팡 노동자들의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여야 환노위원들을 설득해 물류센터 현장시찰을 이끌어내는 등 정의당의 방향과 현장을 일치시켜 왔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거제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의 옥쇄 투쟁에 함께한 과정은 정의당의 존재 이유와 가능성을 확인한 과정이었습니다. 이제 정의당은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를 비롯한 수많은 손배 사업장의 노동자들을 살리는 노란봉투법을 21대 국회의 존재 이유로 만들어낼 것입니다. 


비대위의 신조가 있었다면 그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입니다. 지도부 총사퇴라는 암담한 상황과 깊은 위기감 속에서도 정치적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23년 전 민주노동당을 처음 창당했던 선배 동료들이 그러했듯 우리사회 가장 절박한 시민들의 정당이 되겠다는 의지로 일어섰습니다. 재창당 정의당 또한 정치적 가능성에 대한 확고한 믿음으로 앞으로 당당히 나아갈 것입니다. 


오는 금요일, 저는 비대위원장 임기를 마치고 원내대표로 돌아갑니다. 비대위가 피운 혁신과 재창당의 불씨를 지역과 현장에서 이어가겠습니다. 지난 기간 비대위를 지켜봐주시고 응원해주셨던 당원과 활동가, 또 시민 여러분, 언론인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제 차기 지도부가 시민들의 신뢰를 되찾고, 유능하고 실력있는 진보정당을 만들어 가는 데 함께해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