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활동/비상대책위원장

제30회 비상대책위원회 모두발언

정의당 국회의원 이은주 2022. 10. 19. 16:50

"SPC 평택공장 사고는 이윤 앞세운 SPC가 부른 죽음, 후안무치한 SPC 법적 사회적 책임지도록 만들 것"


저는 어제 SPC그룹 계열사인 SPL 평택 제빵공장에서 기계에 끼여 사망한 젊은 여성노동자의 빈소를 조문하고, 사고가 발생한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김용균, 이선호와 같은 억울한 죽음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비통하고, ‘또 SPC’라는 사실에 참담했습니다. 노동자의 생명안전보다 이윤을 앞세운 SPC와 무책임한 정치가 부른 죽음입니다.


사고 현장은 김용균이 죽어간 현장과 판박이였습니다. 소스 배합기 작업은 별도 수당이 있을 정도로 위험한 작업이지만 작업장 안에는 CCTV가 한 대도 없었습니다. 배합기 뚜껑이 열리면 작동을 중단시킬 안전장치인 센서도 없었고, 2인 1조 근무 수칙 또한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안전 확보의 원칙과 시스템이 아닌 오로지 노동자 자신의 경각심과 운 없이는 살아서 퇴근할 수 없는 일터인 것입니다. 


더욱 기가 막히는 것은, 이번 사고가 일어나기 불과 일주일 전에도 비정규직 노동자의 손 절반이 기계 벨트에 끼이는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거기다 피해 노동자를 기간제 파견직이라는 이유로 방치했다는 사실은 이번 사고가 예견된 사고였으며 법령과 비용 앞에 무력한 노동자 생명안전의 현실을 낱낱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노동부는 늘 해오던 행정 조치에 그쳐서는 안 됩니다. 일주일 전 손 끼임 사고에서 보듯 SPC 공장에서 이제까지 얼마나 많은 사고가 벌어졌는지 확인도 안 된 상황입니다. 노동부는 이번 사고의 진상이 규명 되는대로 SPC 공장 모두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등의 엄정한 조사와 분명한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또한 평택 공장의 재해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노동부 작업중지 명령으로 사고가 난 기계는 멈췄지만 노동자들은 여전히 사고현장 바로 지척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노동부의 조치를 납득할 수 없습니다. 트라우마 또한 재해입니다. 작업중지 명령은 위험요소를 차단하는 것뿐 아니라 노동자를 보호하는 적극적 조치여야 합니다. 노동부의 안일한 조치에 유감을 표하며, 소극적인 행정 조치에 머물지 않고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을 촉구합니다. 


이번 사고가 비극적인 것은 SPC의 후안무치함 때문입니다. SPC는 직접 싸인한 사회적 합의서도 휴지조각으로 만들며 노조 파괴, 차별과 기본권 침해 등 부당노동행위를 숱하게 저질러 왔습니다. SPC가 진작 책임을 인정하고 제대로 이행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를 사고였습니다. 정의당은 유족과 국민들에 대한 SPC의 사과를 촉구하며, SPC가 이번 중대재해 사고를 포함해 법적, 사회적 책임을 온전히 질 때까지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