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위한 전국위 소집 관련

당 지도부 총사퇴 이후 당원 여러분께 처음 인사드립니다. 정의당 원내대표이자 전국위원회 소집권자 이은주입니다. 동료당원들의 마음과 마찬가지로, 저 또한 참담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선발진과 구원투수진이 모두 무너져 승부를 뒤집는 것이 역부족인 상황이 되었을때, 팬이 떠난 텅빈 경기장을 마지막까지 지켜야 하는 투수가 있습니다. 패전처리투수는 누구도 원치 않는 역할이겠지만, 동시에 특별한 역할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패전처리투수는 팀이 다음 경기에 다시 도전하고 이길 수 있도록 에너지를 비축해, 새로운 진용을 준비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임무를 맡습니다. 뒤처리가 아니라 뒷받침을 하는 역할입니다. 우리의 처지가 난파선일지라도 막중한 책임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선대위 해단식과 지도부 총사퇴 이후 갑작스럽게 전국위원회 소집권한을 부여받았습니다. 현재 당이 직면한 위기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정의당의 정치를 지속시킬 수 있는가'라는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질문 앞에 서 있습니다. 

모든 문제를 한번에 해결하는 대안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누구도 완전한 해법을 알지 못하지만, 우리 스스로 그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 만큼은 자명합니다. 책임감을 갖고 자강의 원칙으로 직면한 위기를 직시하자고 동료당원들에게 호소드립니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당 내부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습니다. 광역시도당위원장, 지역위원장, 전·현직 지도부, 당원들에게 절박한 요청을 받고 있고, 의미 있는 진단을 청취하고 있습니다. 오는 6월 12일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논의할 전국위원회가 개최됩니다. 그때까지 더 많은 의견과 제안을 수렴해 최선의 결론을 도출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당원과 지지자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데에 집중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