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활동/활동스케치

인천시 故 천민우 주무관 과로사 원인조사 결과보고회

정의당 국회의원 이은주 2022. 4. 4. 17:42

과중한 코로나19 방역업무를 견디시다 유명을 달리하신 故 천민우 주무관의 과로사 원인조사 결과보고회에 다녀왔습니다.


부평구 보건소에서 코로나19에 맞서 싸우던 천민우 주무관이 세상을 떠난지 6개월이 넘었습니다. 지난 해 국정감사를 준비하면서 받아든 천 주무관의 근무시간은 믿을 수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작년 1월부터 9월까지 월평균 82시간의 초과근무를 했으며, 델타 변이로 확진자가 급증한 7월과 8월, 월 초과근무시간은 각각 117시간, 110시간이었습니다. 1주 평균 근무시간은 70시간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공무원에게는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지만 노동관계법은 일하는 사람의 생존과 건강을 위한 최소 기준입니다. 대법원은 국가가 이를 공무원에도 적용할 것을 주문한 바도 있습니다. 고인의 경우, 발병 12주 동안 주 평균 60시간 이상을 초과할 경우 업무상 질병에 의한 사망으로 보는 고용노동부 고시 기준을 뛰어넘은 장시간 근무에 시달렸습니다. 장시간 근무 후 교대 근무 등 적절한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습니다. 


고인만이 아닙니다. 전국공무원노조 인천지역본부의 조사에 따르면 인천 보건소 공무원의 14%가 작년 7월과 8월 월 100시간 이상의 초과근무를 했습니다. 24시간 역학조사와 다른 지자체에 비해 조사대상 기간이 길었던 인천형 방역은 이러한 장시간 근무를 불러온 원인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방역 일선에서 코로나와 싸운 공무원들은 언제든지 쓰러질 수 있는 생과 사의 갈림길에 있었던 것입니다. 


정부는 코로나 팬더믹 이후 K-방역의 성과를 자화자찬하고 있습니다. 오미크론 변이 이후 확진자 규모가 크게 늘었지만, 여전히 다른 국가 에 비해 사망자 숫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은 사실입니다. 오미크론 대유행 이전 우리 사회가 방역을 통해 시간을 벌고 백신접종률을 높였기 때문입니다. 


팬더믹 기간 동안 우리 국민의 상대전 안전은, 고인과 같은 방역 현장의 공무원과 공무직은 물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그리고 의료진의 막대한 희생으로 이룬 결과임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우리 사회는 오미크론 대유행 이후 일상회복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일상회복은 단지 시민들이 예전과 같은 삶은 영위하는 것에 그칠 수 없습니다. 일상회복은 코로나로 큰 희생을 치룬 이들에 대한 치유의 과정이 되어야 합니다. 천민우 주무관에 대한 순직인정과 재발방지대책 마련은 이 치유의 길에서 가장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인천시청은 물론 정부방역당국은 오늘 원인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를 필히 검토하고 재발방지대책 등 권고를 수용하여, 많은 희생을 치른 분들의 명예를 회복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저도 국회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