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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1위 배달, 원인을 파헤친다 토론회

정의당 국회의원 이은주 2023. 10. 25. 11:10

배달이나 번역 플랫폼처럼 고객만족도 평가 등의 방법으로 일의 배정 등에 영향을 미치는 플랫폼을 매개로 노무를 제공하는 플랫폼종사자는 지난 해 말 고용노동부와 고용정보원의 자체 조사 결과 80만명에 이르렀습니다. 전체 취업자의 3% 수준이며, 가장 많은 수인 513천명이 배달·배송·운전 직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시민들 중 다수는 플랫폼 노동은 부업으로 잠깐 잠깐 하는 거 아니냐는 생각을 가진 분들도 계실지 모릅니다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플랫폼 종사자 중 플랫폼이 주업이라고 답한 사람은 459천명으로 57.7%가 플랫폼을 부업이 아닌 주업으로 삼고 생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플랫폼대기업은 자신들이 개발한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고리즘으로 노동자의 상황에 맞는 일감을 제시하면 플랫폼 노동자가 이를 자율적으로 선택하는 시스템이라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많은 노동자들은 자율이라는 외피를 쓰고 있지만, 플랫폼에 종속되어 있는 노동환경이 주는 압박을 호소합니다.

 

플랫폼사의 정책이 바뀌었느는데 거기에 제대로 순응하지 않으면 나에게 나쁜 콜이 오거나 아니면 일감배정이 적어지는 것은 아닐까, 배차취소를 1회라도 하게 되면 충성도가 낮은 라이더가 되어 일감에 영향을 받지 않을까, 부득이하게 배송을 제 때에 진행하지 못해 배송확인메시지가 어플리케이션에 뜨게 되면 이것이 앞으로의 나의 일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합니다.

 

그러나 나의 일에 관련해 대부분을 결정하는 플랫폼의 알고리즘에 대해 노동자는 알 길이 없습니다. 이미 해외에서는 알고리즘을 주요한 생산수단으로 보고 이 알고리즘이 산업안전기준을 비롯해 기존의 노동법을 준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자신의 일과 생계에 관련된 것이니만큼 일감배정을 포함하여 알고리즘의 원리에 대해 노동자가 사업주로부터 설명을 들을 권리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관련 법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국내의 대표적인 플랫폼사들은 어떠한 설명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뿐만이 아닙니다. 대표적인 플랫폼 노동자인 배달라이더들은 노동법의 미비로 인해 고객응대업무에 종사하면서도 그 어떤 보호조치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폭언, 욕설, 심지어 폭행을 당해도 플랫폼으로부터 어떤 구제조치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늘 저와 라이더유니온이 진행한 연구 조사 결과를 고객에게 폭언, 폭행 겪은 비중이 45.2% 상점주에게 폭언, 폭행 겪은 비중이 51.9%로 배달라이더 둘 중 한 명이 고객이나 상점주로부터 갑질과 부당행위를 경험했습니다. 고객은 고의적 거짓말, 반말, 직업비하를 일삼고, 상점주는 반말, 욕설, 부당한 업무를 강요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노동관계법은 이들의 일터 안전을 보호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상의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감정노동자 즉 고객응대근로자에 대한 보호조치를 배제하고 있습니다. 올해 7월부터는 자신이 일을 배민에서 하든, 쿠팡에서 하든, 요기요에서 하든 상관하지 않고 업무상 재해를 당했다면 공적인 산재보험을 통해 피해를 회복하도록 합니다. 그런데도 산재보험에서 이미 폐지된 전속성을 이유로 해서, 엄연히 고객응대업무를 하는 라이더들의 감정노동은 보호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의 마지막 국정감사가 있습니다. 국내 대표적 플랫폼사인 배달의 민족, 우아한 청년들의 이국환 대표이사가 이날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합니다. 왜 라이더들에게 알고리즘에 대해 설명을 해야 하는지, 라이더들의 현실이 어떤지, 라이더들의 건강한 노동권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따져 묻고 대책을 마련할 것입니다. 라이더유니온, 그리고 플랫폼 노동자와 언제나 함께하는 이은주 그리고 정의당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