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예산사업으로 건설근로자공제회(이하 공제회)가 시행주체가 되어 실시하고 있는 ‘건설근로자 기능향상 및 취업지원(1049-354)’은 인력이 부족한 건설업 직종에 대한 수요를 고려한 기능훈련을 실시해 건설노동자의 직업능력 향상 및 생활안정을 도모하고, 무료취업지원서비스를 통해 직업알선비를 경감하고 취업과 고용안정을 이루기 위한 사업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공제회를 통해 확인한 결과 이 목적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게 확인됐습니다. 현재 15만 2천5백명 정도의 내국인 인력이 부족한 가운데, 가장 인력이 부족한 직종은 강구조 15,846명, 건축배관 15,746명, 형틀목공 12,139명, 철근 5,549명이었습니다. 강구조, 형틀목공, 철근 등 골조작업이 힘들고 작업 위험도도 높기 때문에 인력이 가장 부족한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교육훈련을 실시하는 위탁기관들의 22년도 훈련 실시 현황을 보면 수요가 많았던 형틀목공은 344명, 배관은 272명, 철근은 8명에 불과했습니다. 타일과 도장 등 건축 마감 업무는 사실 상대적으로 인력 공급이 괜찮은 직종에 속하지만 교육과정과 훈련인원은 제일 많아, 교육훈련과 현장 인력 수요 사이에 심각한 불균형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2년 건설근로자 기능향상사업 위탁기관 운영 현황
직종 | 훈련인원(명) | 훈련과목(개) | 직종 | 훈련인원(명) | 훈련과목(개) |
타일 | 2,845 | 28 | 미장 | 372 | 3 |
방수 | 1,501 | 19 | 형틀목공 | 344 | 5 |
도장 | 1,395 | 18 | 배관 | 272 | 7 |
일반목공 | 1,307 | 12 | 플랜트용접 | 167 | 2 |
조적 | 902 | 7 | 철근 | 8 | 1 |
일반용접 | 401 | 8 | 비계 | 8 | 1 |
원인은 단순합니다. 타일, 방수, 도장 등은 훈련비용이 적게 들어 교육과정을 개설하기 쉬운 방면, 형틀목수나 배관 등은 훈련을 위해 거푸집을 설치한다던가 하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최대한 위탁비용에서 마진을 남겨야 하는 위탁기관들은 정작 현장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직종에 대해서는 교육을 실시하지 않고 있는 겁니다.
실제 취업율 하위 20개 과정을 살펴보면 취업률이 10%가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들 과목의 수료율은 평균 90.4%였습니다. 취업률이 0%인 과정도 8개나 됩니다. 최근 건설업 경기가 좋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도 저성과 위탁기관임이 분명합니다. 해당 과정의 특징들은 타일과 도장 등 마감 작업이 압도적이라는 것입니다. 수탁기관은 정부 지원비를 챙기고, 수강생은 실제 취업 목적 보다는 훈련참가비만 받는 형태로 사업 운영이 되지는 않았는지 살필 필요가 있습니다.
수탁기관이 제시한 성과지표가 과연 제대로 된 것인지 의심이 드는 기관도 있었습니다. 부산의 한 수탁기관의 경우 도장, 목공, 방수 등의 교육훈련을 제공했는데, 각 과정마다 훈련생의 연령 평균은 65세를 넘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기관의 취업률은 높다고 보고되었습니다. 물론 해당 기관이 고령자의 훈련에 이어 건설업 취업알선까지 성공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올해 1~8월까지 건설근로자공제회의 공제부금 납부자의 평균 연령이 50.2세인 점을 고려하면 고령인 이 기관 수료생들이 과연 건설업 현장에 공제회에 보고한대로 취업했는지는 의문입니다.
입직과 실직이 반복되는 건설노동자의 고용상태는 불안하고, 낮은 숙련으로 인한 저임금은 생계 문제를 유발시키며, 저숙련은 또한 업무상 재해에도 직결되는 요인입니다. 따라서 건설노동자 기능훈련 사업은 꼭 필요한 사업에 속하고 그렇기에 지난 10년 간 실시되어 왔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사업은 24년도 예산에서는 전액 삭감이 된 상태입니다. 취업률이 낮은 저 성과 사업이라는 게 그 이유입니다. 1차적으로, 예산 삭감을 절대적인 목표로 삼고 위탁사업은 일단 없애겠다는 정부의 예선 편성 방침이 문제입니다. 그럼에도 이 사업 취업률 등 성과지표가 낮은 이유는 인력 수요가 높은 직종을 양성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관리해 오지 않은 공제회의 책임 역시 크다고 할 것입니다.
이 사업은 폐지되었지만 대체사업도 없는 상황입니다. 고용노동부에서는 내일배움카드를 통해 건설업 기능훈련은 계속될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현재 훈련 비용 문제로 인력 수요가 많은 직종에 대한 교육을 위탁기관들이 거의 수행하고 있지 못한 상황에 내일배움카드 위탁기관들이라고 많은 비용을 들여 교육과정을 신설하고 훈련을 실시할리 만무합니다.
이에 저는 사업 개선을 전제로 해당 사업을 유지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건설근로자공제회 이사장은 이번 지적에 대해 송구한 마음이라며 나름대로 예산이 삭감된 데 대해 많은 고민중이라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또한 건설업체, 훈련기관, 근로자 등과 고민을 같이 하고 있으며, 예산 중에 전용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파악해 보고한 후 도움을 요청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저도 향후 예산 심의 과정에서 이 사업이 계속될 수 있도록 더욱 신경쓰겠습니다.
'의원활동 > 의원발언&입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3 국감_근로복지공단] (영상)배전노동자의 직업성암에 대한 공단의 판정처리 지연 및 항소 문제 (0) | 2023.10.24 |
---|---|
[2023 국감_근로복지공단] (영상)공무직 임금 및 복리후생 차별 시정해야 (0) | 2023.10.24 |
[2023 국감_한국장애인고용공단] 지방교육청 장애인 의무고용률 미달 문제 대책 마련해야 (0) | 2023.10.23 |
[2023 국감_근로복지공단] 근골격계질환 업무상 질병 재해 처리 기간 줄여야 (0) | 2023.10.23 |
산재처리 지연 근로복지공단 규탄 기자회견 (0) | 2023.10.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