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활동/활동스케치

콜센터 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발표 개선과제 토론회

정의당 국회의원 이은주 2023. 9. 5. 15:42

오늘 저와 강성희 의원님, 민주노총이 함께 주최하는 콜센터 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토론회가 있었습니다.

 

기업의 마케팅 변화와 공공부문의 서비스 다변화 과정에서 지난 수십년간 콜센터를 통한 영업이 확대돼 왔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 하루에 100건에 가까운 콜을 채워야 하고, 고객으로부터 온갖 부당한 갑질을 당해도, 호소하지도 제대로 쉴 수도 없었던 콜센터 현실은, 올해 초 개봉된 영화 <다음 소희>를 통해서도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실제 이번에 민주노총이 조사한 콜센터 노동자들의 실태를 보면, 거의 대부분 여성인 콜센터 노동자들의 임금은 최저임금에 머물러 있고, 근속기간은 짧아 고용은 불안정했으며, 연차나 병가는 물론 휴게시간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심지어 화장실조차 제대로 갈 수 없는 업무 압박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특히 만성피로를 호소하는 비율은 79%였고, 방광염, 성대결절, 정신질환이 비교집단에 비해 10배에서 수십 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목소리를 통해 고객을 계속 응대해야 하는 업무 특성에 따른 것으로, 콜센터 노동자들의 건강 상태는 한마디로 지금 위험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그러나 기왕에 만들어진 법과 제도조차 콜센터 노동자들을 보호하고 있지 못합니다. 산업안전보건법의 고객응대노동자 보호조치는 전화 안내 멘트 정도만이 지켜지고 있을 뿐, 고객의 폭력에 노출될 경우 휴식과 심리상담 제공 등 사업주의 조치의무가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3년 마다 실시하여 노동자에게 그 결과를 고지하도록 되어 있는 근골격계부담작업 유해요인조사는 법에 따라 실시되지 않고, 마찬가지로 산안법에 정해진 안전보건교육 또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콜센터 노동자들은 기존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있음이 확인되었으며, 이는 이 노동자들이 기존 노동행정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것과 같은 의미일 것입니다. 특성에 맞는 근로감독과 산업안전감독이 필요성이 어느 곳보다 커지고 있는 이 산업영역에, 아직까지 제대로 된 기획감독이나 실태조사가 정작 정부에 의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을 고용노동부는 뼈아프게 되돌아보고, 조속히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아무쪼록 오늘 토론회를 통해, 콜센터노동자들이 건강하게 일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권리를 향유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라며, 저와 정의당 또한 노동자들과 함께 문제의 해결에 집중할 것임을 약속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