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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하청노동자 파업 1년, 우리는 또다시 외친다“이대로 살 순 없지 않습니까?” 국회 기자회견

정의당 국회의원 이은주 2023. 8. 17. 15:39

지난 이맘때 거제의 여름은 뜨거웠습니다. 많은 분들이 기억하시듯이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삭감된 임금 회복과 노조할 권리 보장 등을 요구하며 51일간의 총파업을 전개했습니다. 조선하청노동자에게 임금 체불과 4대 보험 체납은 일상화돼 있었고, 20년 이상 일한 숙련 노동자들의 임금은 최저임금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노조는 용납되지 않았고, 원청의 묵인하에 하청업체 대표들은 협상도 회피했습니다. 

당시 유최안 부지회장은 가로세로 1미터의 좁은 창살 안에 스스로를 가두는 옥쇄항전으로 많은 시민들에게 벼랑 끝에 몰린 하청노동자의 절박한 삶을 각인시켰습니다. 당시 정의당은 중앙당사를 거제 현장으로 옮기는 현장당사를 운영하며 이분들과 연대했습니다. 

이 투쟁이 중요했던 것은 이 투쟁이 단지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의 권익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미래, 한계, 그 안에서 일하는 수많은 노동자들의 미래를 위한 투쟁이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막 출범했던 윤석열 행정부는 이른바 상생협약이라는 것을 통해 임금인상,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한 TF 구성 등을 합의했습니다. 

이제 그 투쟁이 1주년을 맞았고, 오늘 이 자리에는 김형수 지회장을 비롯해 당시 투쟁을 이끌었던 하청노동자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노-사, 노-정간의 약속이 신뢰 기반위에 굳건할 수 있다면, 오늘 기자회견은 지난 1년 우리 노동현실이 얼마나 개선되었고, 또 과제는 무엇인가를 말하는 자리가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참담하게도 현실은 그와 아무런 관련이 없고 2022년 51일 파업의 1년이 지난 지금, 우리 노동자들은 다시 “이대로 살 순 없지 않습니까”라고 호소합니다. 

거통고지회 투쟁이 불을 지폈던 “노란봉투법”의 입법은 여전히 불투명하고 노동자들에 대한 손배소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 입니다. 470억원이라는 천문학적 금액이 파업에 참여했던 노동자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으며 정부는 하청노동자의 권익을 개선하는 데는 관심이 없고 저임금 구조 유지를 위해 외국인노동자를 더 쓰면 된다는 식의 절망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임금협상도 제자리걸음에서 나아지지 않았고, 노사관계 역시 전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대우조선해양에서 한화 오션으로 회사도 바뀌고, 정부도 바뀌었지만, 노동자들의 삶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불신의 장벽만 더 높아졌을 뿐입니다. 바뀌지 않은 것이 있다면 노동3권의 완전한 실현과 노동있는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우리 노동자들의 굳은 마음입니다. 

입법부의 한 사람으로서 상황이 이렇게 된 데 대해 큰 책임을 느낍니다. 그리고 이번 국회와 국정조사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통해 저와 정의당은 조선하청 노동자들의 미래와 안전을 위해, 그리고 온전한 노동3권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여러분들은 결코 혼자가 아닙니다. 저와 정의당이 여러분과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