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활동/활동스케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총력 집중행동

정의당 국회의원 이은주 2021. 1. 4. 17:05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위한 국회 단식농성이 25일째 접어들었습니다.

단식농성을 이어가던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는 그저께 건강악화로 병상에 몸을 옮겼습니다.

오늘 김종철 정의당 당대표가 강은미 원내대표를 이어 단식농성에 들어갔습니다.

 

임시국회가 닷새 남은 지금, 아직도 유가족과 노동자 대표가 농성장에 남아 곡기를 끊은 채 중재법 원안 제정으로 제2, 제3의 김용균, 이한빛이 이 땅에서 사라지기를 염원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여당은 무엇이 두려워 온전한 중재법 제정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입니까?

소중한 생명이 하나 둘 꺼져가는 이 현실보다 무서운 것이 무엇입니까?

 

농성장을 지키고 법사위 앞에서 피켓팅 하는 것 말고

이 국면에서 정의당 의원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답답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국회를 설득하는데 힘쓰겠습니다.

 

정부와 여당은 시민으로부터 부여받은 민생 과제를 더 이상 외면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아래는 병실에서 전한 강은미 원내대표의 메시지입니다.

 


 

존경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원내대표 강은미입니다.

병원에 누워서 이런 글을 전하게 돼서 미안하고 면목이 없습니다.

누운 병상은 가시방석이 깔려있는 것 같고 머릿속에는 법안의 쟁점들만 떠돌아다니는데,

도무지 말을 듣지 않는 사지가 원망스럽기조차 합니다.

추운 날씨에도 전국 곳곳에서 농성과 피켓팅을 하고 계실 당원들과

특히 지금도 국회에서 농성장을 지키고 계실 김미숙 어머님, 이용관 아버님, 이상진 집행위원장님께 너무나 송구스럽습니다.

 

부지불식간에 병원에 실려 와서 수액을 투여받고 말았습니다,

아침에는 병원에서 제공된 미음을 앞에 두고, 지난 23일간의 단식농성 순간들이 떠올라 차마 숟가락을 집어 들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단식과 농성은 별개의 문제라는 협박(?)과 유혹에 미음도 한 숟가락 떠 넣고 말았습니다,

 

어머님 죄송합니다.

제가 먼저 이렇게 약한 모습을 보여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용균이 없는 용균이 법 같은 것은 다시는 절대로 만들지 말자던 어머님의 절규를 이렇게 밖에 받아들이지 못한 것 같아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아버님 죄송합니다,

한빛이 제기했던 일터 괴롭힘이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을 피폐하게 만드는지 아버님의 피 울음 섞인 목소리가 쟁쟁한데, 제가 여기서 이러고 있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이상진 위원장님 죄송합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은 노동자들이 살아남기 위해서 자본과 벌이는 전쟁이라 하셨는데, 전장을 이탈한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오늘도 울산 현대차 협력업체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53세 되신 노동자입니다. 기계 작동을 멈추지 않고 청소작업을 하다 벌어진 사고입니다,

언제까지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고를 당하고 살아야 합니까.

분하고 서럽습니다.

비록 단식을 멈추게 되었지만, 산재를 없애는 것을 소명으로 삼고 정치하겠다는 저의 결심은 절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당원 동지 여러분,

지금 국회 앞 차디찬 바닥에서 여전히 단식 노숙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김용균의 어머니 김미숙 님, 이한빛의 아버지 이용관 님,운동본부 이상진 집행위원장을 지켜주십시오.
광주에서도 홀로 일하다 처참히 죽은 김재순의 아버지 김선양 님은 우리 당원 동지입니다. 국회 밖에서도 많은 유족들과 시민들이 동조 단식으로 함께 해주시고 있습니다.
당원 동지 여러분 송구한 마음 다시 한번 전하면서 남은 시간 함께 힘 모아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저도 하루속히 회복해 반드시 이 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2021.1.3. 녹색병원 병실에서 강은미 드림

<강은미 의원 구술, 의원실 대필>

 

25일째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유가족과 노동자 대표가 녹색병원 의료진에게 검진을 받고 있다.